<책 리뷰 : 시/ 에세이> 언어의 온도 _ 이기주
8개월 만인가, 다들 안녕하시죠? 꾸꾸니 입니다. 여러분에게 전해줄 책을 얘기하려고 합니다. 바로 한 줄기 빛처럼 내 마음을 환하게 비춰주고, 또 따뜻하게 데워주던 그 책 언어의 온도이었습니다.
" 말과 글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
살기 바빴던 나는 언어의 온도 책을 읽지 못해서 이제야 읽게 되었는데 짧은 글인데도 어찌나 가슴에 와 닿였는지 모릅니다. 세상에서 살아가는 일이 너무나 지치고 가깝게 지낸 친구에게 고민을 털기도 하지만 일찍이 관계에 정리하던 나는 누구에게 털수 없는 마당이라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땐 성숙하지 않던 저는 어떻게든 위안을 삼으려고 교회도 가고 기도도 하면서 또는 도서관에서 가서 무엇이든 닥치대로 손을 뻗어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나간 아픈 과거가 저자인 언어의 온도는 이 건네는 문장으로 위안을 얻게 되곤 합니다. 일순간 내 마음을 차갑고 얼고 얼어붙었던 이 마음을 녹여주기도 합니다. 이기주 저자는 엿듣고 기록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 이동한 교통수단으로 몸을 싣고 버릇이 발동한다고 저자 이기주는 고백합니다.
그는 다양한 모양의 언어들을 은연한 차분한 언양으로 가볍게 여백을 채운 듯한 글들을 담긴 에세인 언어의 온도입니다. 그는 보통 생활하며 의미 있는 글과 말, 어원과 유래 그리고 단어을 발견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언어가 지닌 이 소중함과 절실함이 정이 두텁고 가깝게 담아낸 것입니다. 저자인 이기주는 사라져 가는 다해 버려진 쓸모의 대해 주로 씁니다.
언어의 온도의 책은 목차로 보면 주제가 에피소드 형식으로 이야기가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부담없이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가벼운 책이기도 하지만 내용을 낱낱이 곱씹어보면서 읽게 되었습니다. 결코 저자의 노력은 가볍지 않음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내가 부족한 건 작고 작은 사소한 소중함이 스치고 또는 잊어버리고 합니다. 하나 이기주 저자는 적합한 단어와 문장들을 표현하고자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쓰는 것이 보입니다. 저에게 어찌나 하찮고 부족한 사람이 보였으니까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내용 부분들이 마음에 확 와 닿아 느껴졌습니다. 이 책에서는 말에는 힘이 있습니다. 우리의 입은 항상 조심해야 하며 만약 긍정적인 말이 아닌 부정적인 말을 한다면 양쪽에 기분만 좋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진리와 같은 문장이 중요한 법이기도 합니다.
"어떤 말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고,
어떻게 말하느냐보다 때론 어떤 말을 하지 않느냐가 더 중요한 법이다.
입을 닫는 법을 배우지 않고서는 잘 말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입조심한다고 해서 평생 닫을 수 없는 노릇입니다. 나도 모르게 뱉어 분위기가 갑분싸나 갑분목 생길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위에 구절에 나왔다시피 긍정은 호의적 태도를 만들며 긍정적 태도가 우리 인생에서 행복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말이 누구에게 위해서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조심해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흥미로운 건 사연마다 각각 관련 단어로 언급하며 거기에 어원을 설명하는 구절이 있으며 냉철하고 따스한 감성이 잘 묻어난 안위, 충고, 사색과 통찰이 담겨있습니다.
글마다 1차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저자는 우리가 생각을 한 번쯤 해볼 만한 고민적인 일상이 담겨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에세이의 제목인 언어의 온도가 새롭고 기이하기만 합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기주 작가가 조합한 단어의 문장들을 어울리게 해 인간의 본성을 울리는 게 한 단어의 뜻을 잘 알기 있어서 재밌는 에세이입니다.
언어의 온도 문장들은 중요한 구절이 많지만 그래도 꼭 집어서 적어 보았습니다.
p. 29 그런 날이 있다. 입을 닫을 수 없고 혀를 감추지 못하는 날, 입술 근육 좀 풀어줘야 직성이 풀리는 날. 그런 날이면 마음 한구석에서 교만이 독사처럼 꿈틀거린다. 내가 내뱉은 말을 합리화하기 위해 거짓말을 보태게 되고, 상대방의 말보다 내 말이 중요하므로 남의 말꼬리를 잡거나 말 허리를 자르는 빈도도 높아진다.
p. 69 위로의 표현은 잘 익은 언어를 적정한 온도로 전달할 때 효능을 발휘한다. 짧은 생각과 설익은 말로 건네는 위로는필시 부작용을 낳는다. "힘 좀 내"라는 말만 해도 그렇다. 이런 멘트에 기운을 얻는 이도 있을 테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힘낼 기력조차 없는 사람 입장에선 "기운 내"라는 말처럼 공허한 것도 없다. 정말 힘든 사람에게 분발을 종용하는 건 위로일까, 아니면 강요일까.
p. 30 우린 늘 무엇을 말하느냐에 정신이 팔린 채 살아간다. 하지만 어떤 말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고, 어떻게 말하느냐보다 때론 어떤 말을 하지 않느냐가 더 중요한 법이다. 입을 닫는 법을 배우지 않고서는 잘 말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가끔은 내 언어 총량에 관해 고민한다. 다언이 실언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지 않으려 한다.
p. 169 진짜 소중한 건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법이다. 가끔은 되살펴야 하는지 모른다. 소란스러운 것에만 집착하느라, 모든 걸 삐딱하게 바라보느라 정작 가치 있는 풍경을 바라보지 못한 채 사는 건 아닌지. 가슴을 쿵 내려앉게 만드는 그 무엇을 발견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눈을 가린 채 살아가는 것이 아닌지.
p. 140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일은 고치는 행위의 연속일 뿐이다. 문장을 작성하고 마침표를 찍는다고 해서 괜찮은 글이 자연 발생적으로 생겨날 리 없다. 좀 더 가치 있는 단어와 문장을 찾아낼 때까지 펜을 들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 지루하고 평범한 일에 익숙해질 때, 반복과의 싸움을 견딜 때 글은 깊어지고 단단해진다.
p. 259 우린 어떤 일에 실패했다는 사실보다, 무언가 시도하지 않았거나 스스로 솔직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더 깊은 무력감에 빠지곤 한다. 그러니 가끔은 한 번도 던져보지 않은 물음을 스스로 내던지는 방식으로 내면의 민낯을 살펴야 한다. '나'를 향한 질문이 매번 삶의 해법을 제공하지 않지만, 최소한 삶의 후회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살다 보니 그런 듯하다.
바쁜 일상 속에서 여유 없이 빠르게 돌아가는 사회가 마치 나와 동떨어지고 싶을 때 나를 힘들게 한 괴로운 일상이 잠시만 떨어져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때 이 책을 읽었으면 합니다. 말에 쉽게 상처를 입어 마음의 안정을 얻고 싶은 분들에게도 좋은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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